2026.08.19
살인재능
평점
★★★★★3.5
줄거리
남편이 연쇄살인범이라고 의심해서 친구와 합심해 뒤를 쫓는 아내의 이야기... 였는데...
감상
재밌는 글을 쓰는 것과 구조적으로 잘 짜인 글을 쓴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이 글은 재밌다. 300페이지도 안 되는 -종이책으로는 몇 페이지일지는 모르겠지만- 짧은 분량에 속도감 있는 전개, 산만하던 구성이-인물이 왜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나와야하는지 초반엔 이해를 못했다- 하나로 모일 때의 집중감, 흥미로운 소재 등등. 확실히 페이지가 잘 넘어가고 문장도 잘 읽힌다. 그러나 스릴러/추리 장르에 걸맞는지는 모르겠다. 후반부로 갈수록 만듦새가 나아지긴 하는데, 1부는 솔직히 형편없다. a라는 실마리가 나오면, 그 실마리는 b가 될 수도, c가 될수도, d나 e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a는 A가 된다'는 정답을 전제로, 추리라기보다는 우연과 직감이 더해져 정답을 완성해가는 추리가 반복되다보니 이게 추리물이 맞냐 싶은 거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1부는 남편이 연쇄살인범임을 의심해서 친구와 합심해 남편을 뒤쫓는 아내의 이야기다. 아내가 친구에게 연락한 것은, 대학원시절 이 친구가 나쁜 전남친으로과 헤어지게 해준 은인이었기 때문. 그런데 친구가 남편을 뒤쫓는데 전남친과 조우하게 되고... 남편이 아닌 전남친이 범인임을 알게 되고 아내가 살해당한다 (개연성은 없는데 반전이 재밌음). 2부는 범인의 과거사와 현재 이야기, 범인을 쫓는 주인공(친구)이 범인과 쫓다 조우하는 이야기, 3부는 범인과 주인공의 대립.
보통 살인범의 과거는 이렇고 저래서 이렇게 살인하게 되었습니다, 라는 서사를 주는 편인데 이건 그렇지 않아서 꽤 재밌었다. 제목대로 그냥 재능이 있어서. 응 심심했는데 잘 할 수 있어서 해봤다, 라는 거. 캐릭터들이 엄청 독특하진 않은데 밋밋하지도 않게 담백하다. 좋다. 소설 읽을 때 인원들이 많아지거나 특정 캐릭터에게만 비중이 도드라지게 되면 나머지 캐릭터들은 다 거기서 거기같이 느껴지는 소설들이 많은데 그러지 않아서 캐릭터 평범하게 잘 써내려갔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간만에 책 읽었는데 괜찮네. 당분간 책 좀 읽어야겠다. 회사에서 일 없어서 월급루팡용으로 읽은건데 매일 이렇게 놀면서 돈 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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